여윳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두 가지 금융계좌가 있습니다. 바로 CMA와 ISA죠. 하나는 단기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이자 챙기기’ 전략, 다른 하나는 중장기 세제 혜택을 노리는 절세 전략입니다. 돈을 잘 불리는 건 단순히 수익률 높은 곳에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의 돈을, 얼마 동안,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함께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두 계좌의 구조와 특징을 비교하고, 당신에게 맞는 선택을 돕는 가이드를 제시해드릴게요.
CMA – 매일매일 이자가 쌓이는 자유로운 대기자금 계좌
CMA 계좌는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서 개설하는 자유입출금 계좌로,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가 붙는 것이 특징입니다. RP(환매조건부채권)나 MMF(시장성 금융상품)에 투자되어 운용되며, 주식계좌와 연동해 두면 매매 대기자금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매우 실용적입니다. 특히 자취생, 직장 초년생처럼 잦은 입출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맞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CMA 개설 시 수수료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이벤트를 통해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기도 하죠.
금리는 보통 연 1.5% 내외로, 시중은행 예금보다 낮을 수도 있지만 ‘즉시 인출 가능 + 매일 이자 지급’이라는 장점이 큽니다. 게다가 잔액이 많든 적든 하루만 있어도 자동으로 이자가 발생하니, 돈을 '잠깐이라도 놀리지 않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넣어두면 하루 수십 원 정도가 적립되며, 이게 쌓이면 연간 수천 원 이상의 이자를 그냥 확보할 수 있죠. 단,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상품이 많아 전 재산을 몰아넣는 용도로는 부적합합니다.
CMA는 ‘단기 유동성’이라는 키워드와 궁합이 좋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생활비는 CMA에, 투자금은 주식 계좌로, 이렇게 용도를 나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매달 고정지출이 나가는 돈이나, 몇 달 내 사용할 여행경비, 자동차 세금 등을 보관하기에 알맞습니다. 요즘처럼 금리는 낮지만 인플레이션은 높은 시대에는, 하루라도 내 돈을 가만히 두는 게 아깝죠. 그런 점에서 CMA는 현금 흐름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에게 가장 실용적인 도구가 됩니다.
ISA – 절세를 곁들인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의 시작점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 안에서 운용할 수 있게 설계된 절세형 통합계좌입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라는 이름답게, 예금·펀드·ETF·RP 등 여러 상품을 혼합해 넣을 수 있고, 그 안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일정 금액까지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집니다. 특히 고소득 직장인이나 연간 금융소득이 일정 금액 이상 되는 분들에게 매우 유리하며, ‘장기 자산 형성’과 ‘세금 전략’을 동시에 잡고 싶을 때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ISA의 대표적인 혜택은 비과세 한도입니다. 일반형은 연간 200만 원까지, 서민형이나 농어민형은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초과 수익에 대해서도 9.9%의 분리과세가 가능해 일반 금융소득세율(15.4%)보다 낮은 세금을 부담하게 됩니다. 특히 ETF에 투자할 경우 수익 실현을 위한 매도 시점에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지만, ISA 안에서는 그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다만 ISA는 중도 인출이나 해지 시 세제 혜택이 무효가 되므로 3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을 넣는 것이 기본입니다. 생활비나 단기 비상금보다는, 3~5년간 운용해도 문제가 없는 장기 여유 자금을 넣는 게 정석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50만 원씩 꾸준히 납입하면서 ETF에 투자한다면, 복리 효과와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가 되죠. 자산을 굴리는 목적이 ‘장기적인 안정성’과 ‘세금 절감’이라면 ISA만큼 괜찮은 도구도 드물 것입니다.
결론은 이것, 단기는 CMA, 장기는 ISA – 동시에 활용도 가능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요? 사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CMA와 ISA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 병행 운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단기 생활비나 비상금은 CMA에, 중장기 투자금은 ISA에 넣는 방식으로 구분하면, 돈이 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월급을 받으면 30만 원은 CMA로, 50만 원은 ISA로 자동이체되게 설정하는 방식이죠.
CMA는 매일 잔액 이자가 들어와 돈을 쌓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ISA는 투자 훈련과 함께 절세의 시작점이 되어줍니다. 자산이 많든 적든, 처음 시작은 작게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목적에 따라 자금을 나눠두고, 각 계좌가 가진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CMA의 유동성과 ISA의 절세 구조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스마트한 금융 생활의 출발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돈이 잘 불어나는 곳은 어디냐?”는 질문에는 이런 답이 어울립니다. “당신이 돈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얼마 동안 묶을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지금이 그 선택의 시점이라면, 두 계좌의 성격을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오늘 하나씩 실행해보세요.